Category Archives: K-VC/PE

학창시절 수학이나 과학을 공부하면서 대체 이걸 나중에 어디다 써먹길래 이렇게 어려운걸 배워야 하나라는 답답함이 많았다. 하지만, 수동적인 모범생으로서 눈앞의 성적만을 위해, 그리고 높은 점수를 위해 단순히 접근했다. 대학에 가서 그리고 직장에 가서 ‘아! 이때 써먹으려고 배운거구나!’ 싶은 순간들이 많았다. 특히, 투자 업무를 하면서 다양한 테크기업들을 보며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내 아이들이 학창시절 왜 이걸 공부해야하지? 라는 의구심을 가질 무렵 내가 차곡차곡 모아 놓은 이 글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투자를 위한 Tech 기초 정리하기

학창시절 미적분을 공부하고, 소인수 분해 문제를 풀고, 주기율표를 외우는 등 이 많은 복잡한 이론과 수식들을 왜 공부하는 걸까?라는 궁금증을 갖으면서도 why?에 대한 답을 찾는 데는 노력을 기울이기 어려웠다. 입시를 위해서는 문제 하나 더 잘 풀고, 진도 나가기 바빴던 평범한 학생이었고, 이는 일부 특출난 사람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학에서 공학을 배우고, 회사에서 여러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 검토를 하면서 학창시절 배운 과학을 배운 이유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때가 있다. 물론, 소수의 천재들처럼 자연과 물리 현상을 관찰하고 규칙을 발견해서 수학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지만, 새로 나오는 혁신적인 기술들이 어떤 과학 이론을 근간으로 해서 나왔는지, 그리고 상용화를 위해 어떤 연구를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가끔 중고등학교 과학 교과서를 다시 펼쳐 보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2010년 중후반부터 테크 스타트업이 각광을 받고 투자유치를 받으면서 기술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고, VC/PE업계에 공학 전공자 및 산업계 연구원들이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투자 업계에 기술에 대한 이해는 더 중요해 질 것 같고, 개인적으로도 초보 투자자들을 위한 과학 이론을 정리한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여러 과학 고전 들을 읽어 봤는데, 이를 좀 잘 정리하면서 공부해서 내 투자 체력도 높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 The Little History of Science
  • 어떻게 우리는 여기까지 왔을까
  • 코스모스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위의 책들을 읽어 보면서 인류와 과학의 발전 역사가 정말 흥미진진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최근 2차전지와 관련된 Deal들을 보면서 기초 화학에 대한 지식이나, 물리학 등에 대한 공부의 필요성도 느끼면서 차근차근 정리해 나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차전지 안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다양한 배터리 기술이 등장하고, 탄소 중립 관련해서는 수소 연료전지, 수전해 스택, 수소 유통, CCUS 등의 기술들도 등장하고 있다. AI는 SW와 관련된 모든 기술들이 집약되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고, 엄청나게 많은 컴퓨팅 파워를 위해 에너지 산업까지 새로운 혁신을 요구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는 이미 인류의 삶에 있어서 필수 원자재와 같은 존재이고, 바이오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 느낌이라 지금이라도 공부하지 않으면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다. 역시 네덜란드 튤립 버블과 비교되던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은 이제 하나의 안전자산으로 자리 잡아 전통 금융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더 많은 변화와 발전을 놓치기 전에, 그리고 나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수학과 과학을 공부할 때 ‘이걸 어디다 써먹어요?’라는 질문에 내가 답을 해주기 위해 지금부터 잘 정리해 보겠다.

전략투자의 모든 것③ – 해결해야 할 과제

전략투자 조직이 맞이할 여러 어려움 및 갈등 상황

전략투자 조직을 세팅하다 보면 여러가지 어려움이 생기기 마련인데, 크게 아래의 사항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① 신-구 조직 간의 갈등
② 기존-경력 인력 간의 갈등
③ 전략적 가치에 대한 입증의 어려움

① 신-구 조직 간의 갈등
먼저, 가장 대표적인 상황은 신-구 조직 간의 갈등이다. 전략투자 조직은 기존 기업이 영위하던 본 사업과 성격이 다르고, 업무 자체도 새롭다 보니 기존 전통 조직과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신사업을 추진하는 조직이나 신규 조직들이 갖는 갈등상황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다.
1차적으로 재무실이나 재경본부와 같이 회사의 재원을 관리하는 조직과 갈등이 잦을 수 있다. 재무 조직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설비나 시설 투자의 심사 프로세스와 전혀 다르게 진행되고, 생소한 term이 많은 전략투자 조직의 투자 심사 보고서를 이해하기 어렵고, 기존 사업 대비 어마어마한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벤처투자에 대해 이해하기가 어렵다. 전략투자 조직 입장에서는 기존 사업 예산 심사와 동일한 프로세스로 스타트업 투자 건을 검토하면 아무런 일을 진행할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벤처투자는 리스크가 높고, 10개 투자해서 1-2개 대박 낸 걸로 나머지 손실을 만회하는 구조인데, 건 별로 이에 대한 리스크를 논하며 확실한 구매나 계약건을 가져오라고 하면 벤처투자 진행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대립적인 구조로 전략투자 조직과 기존 조직이 운용되다 보면, 1-2건의 벤처투자 실패 사례를 구실로 재무 조직은 전략투자의 문제점을 확대 보고하고, 여러 공격을 받다가 전략투자 조직이 축소되거나 없어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② 기존-경력 인력 간의 갈등
전략투자 조직은 일반적으로 경력직 인력 중심으로 구성을 하게 된다. 우선, 기업에서 투자 업무를 경험한 사람들을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해당 인력 Pool 자체가 많지도 않다. 또한, 일반적으로 투자 업무 인력의 급여가 높다 보니 기업으로 유인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어찌해서 초기 인력을 구성했다 하더라도, 기존 인력과의 갈등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우선, 금융업계에서 투자 인력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FI 입장에서만 투자를 해 본 인력은 기업이 원하는 전략투자의 취지를 이해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 예를 들어 FI 입장에서는 투자 이후, 회수 수익률과 회수 방안을 기본적으로 고려하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회수 수익률 보다 전략적 가치를 우선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는 벤처투자 후 회수가 대박이 나더라도 영업이익에 반영되지도 않는 기타수익에 불과하다. 결국 본 사업에 도움이 되는 투자를 해야 결국 실적과 기업가치에 더 도움이 되다 보니, 전략적 시너지를 더 중요시 하게 된다. 하지만 FI 출신 인력들은 이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기업에 합류해서 전략투자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여기서 부딪히는 경우가 다수 있다. 또 다른 안 좋은 사례로는 내부에 투자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을 빌미로 무리하게 대외에 주목 받을 만한 투자를 무리하게 해서 경력만 쌓고 이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결국, 전략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업의 본업에 대한 이해도도 어느 정도 있는 인력을 찾는 것이 이와 같은 상황을 방지할 수 있겠다.

③ 전략적 가치에 대한 입증의 어려움
마지막으로 이런저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략투자조직이 신생조직으로서 잘 자리 잡더라도 항상 맞이하는 챌린지가 있다. 바로 전략투자가 어떻게 회사에 기여했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스타트업에 투자해서 스타트업이 IPO에 성공하거나 타 기업에 인수되어 회수가 되어 재무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돈만 벌고 본 업에 기여한 것은 없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결국, 전략투자의 본질은 어떻게 본업 경쟁력을 강화했느냐, 혹은 우리가 나아가려는 시장의 기술적인 흐름과 혁신적인 서비스의 모습을 사전에 탐지하고 대응 전략을 세웠냐 등 전략적인 목적에서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한 기업이 사업부서와 계획했던 공동 연구 로드맵이나 사업협력계약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와 어떤 새로운 시각과 뷰를 우리에게 제공했는지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결국 협력하는 R&D조직이나 사업부서의 의견이 중요할 수 밖에 없고 그 조직들과 잘 관계를 맺고 협력을 해야 하는 이유다. 간혹, 투자만 해놓고 협업하는 다양한 조직과의 의사소통은 소홀히 해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서서히 소멸해 가는 전략투자 조직도 있기 때문에 이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결국, 전략투자, 크게는 오픈이노베이션이 회사 내에서 잘 작동하려면 기존의 조직문화, 인력들과 잘 조화되어 돌아가야 한다. 외부에서 유명한 하우스의 훌륭한 투자 수익률을 낸 track record가 좋은 인력을 데리고 온다고 이러한 미션이 잘 수행되지 않는 이유다. 결국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좋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진정성 있게 본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을 이끌 수 있는 인력을 잘 뽑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전략투자의 모든 것② – 기능

전략투자 조직 별 기능 살펴보기

앞서 일반적인 기업 내 전략투자 조직에 대해 살펴 봤는데, 이번에는 각 전략투자 조직 별 기능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① 사내 벤처 (혹은 사내 아이디어 공모)
② 벤처투자 (CVC)
③ M&A 및 지분투자 (Corporation Development)

① 사내벤처
사내벤처는 직원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에 활용하고자 하는 취지로 여러 대기업들이 추진했던 방식이다. 하지만, 기업입장에서는 인력을 본 사업과 무관한 업무에 1~2년을 투입한다는 측면에서 비용이 많이 들고, 일부 기업은 인큐베이팅에 대한 비용도 지원해 주는 형태도 있어 대기업이 아니면 지원하기 어려운 조직이다. 그래도 사내벤처를 통해 성공적인 사내벤처에 대한 초기 지분 확보, 혁신적인 사업모델 발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등 여러 측면의 장점이 있다. 그리고 직원 입장에서도 스타트업 창업의 리스크 없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워지고, 실패하더라도 복귀 옵션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 여러 측면의 장점이 있다.

물론 혹자는 안정적인 환경에서 성공적인 사내벤처가 나올 수 있겠냐는 반문을 할 수 있으나, 아웃라이어에서도 나오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기회와 행운도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사내벤처가 오히려 창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시각이 있겠다. 어찌됐든, 사내벤처를 구성하려면 기본적으로 사업 아이템이나 기술들에 대한 심사가 필요하고, 기존 업무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려는 인재들에 대한 지원책도 필요하고, 또한 기존 조직 및 인력들의 시기와 질투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별도의 공간에서 사내벤처 조직의 인큐베이션이 필요하다.

사내벤처의 장점은 AC와의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하다는 측면이 있다. 아무래도 사내벤처 조직을 정착시키려면 초기투자 및 육성에 경험이 있는 AC들의 노하우가 필요하고, 이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사내벤처 조직 및 프로세스를 안정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 AC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창업초기 기업들과 함께 여러 대학 lab에서 창업을 시도하는 연구인력 및 기술들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고, 이러한 무형적인 네트워크 자산을 ②벤처투자 조직과 잘 연계해서 초기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를 잘하는 AC를 통해 Seed투자를 하는 펀드에 LP로 참여하여 전략적 fit이 맞는 분야의 초기 기업에 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② 벤처투자 (CVC)
벤처투자 조직은 전략적 협업 목적 혹은 관련 시장의 새로운 기술 및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자들을 찾는 미션이 있다. 이는 결국 오픈이노베이션의 취지와 맞물리는데 내부 R&D나 본업에서의 경쟁 및 시장변화만 대응하다보면 저 구석에서 피어나고 있는 새로운 혁신 서비스나 기술들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을 몇 십년간 지배했던 대기업이 혁신적인 작은 스타트업에 순식간에 고전하는 모습을 수차례 지켜본 기업들이 벤처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주요 배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국 이런 혁신적인 기업들이 어떤 아이디어와 사업모델을 갖고 시장을 변화시키려는지를 사전적으로 탐지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VC펀드에 출자해서 VC로부터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를 받는 방법이 있다. 혹은 기업이 보유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sourcing한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투자는 현금이 투입되어야 하고, 재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전략이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방법투입 재원관여도
① VC펀드 출자적음적음
② 스타트업 직접투자중간중간
③ M&A 등대규모높음

VC펀드는 소액의 펀드 출자를 통해 실패 리스크는 최소화 하고,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이다 보니 전략적인 시너지를 위한 협업을 체결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VC펀드를 통해 전략적 fit이 맞고, 개발 로드맵 등을 잘 달성하는 팀임을 검증했다면, 본격적인 전략적 협업을 위해 직접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전략적 투자자로서 투자를 함으로써 스타트업의 개발 리소스를 어느 정도 할당 받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전략적인 협업을 위한 개발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협업 프로젝트가 성공적이라고 하면 스타트업의 인수를 검토하게 된다.

③ M&A 및 직접투자
VC펀드 혹은 소액 직접투자를 통해 어느 정도 전략적 fit을 맞춰본 스타트업이 성장성도 우수하고, 향후 기업이 생각하는 전략적 성장 동력의 근간이 되는 기술 및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이 되면, M&A 및 대규모 지분 인수를 검토해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별도의 프로젝트 팀을 꾸려 M&A 딜을 진행할 수 있고, 이 때는 재무/법무 자문사 등 다양한 자문사를 통해 인수했을 때의 여러 리스크를 검토하게 된다. M&A를 한다는 것은 대상회사의 사업을 본업으로 경영한다는 측면이고, 그렇기 때문에 PMI 등 인수 후 전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이 대기업에 인수된 이후에 문화나 프로세스의 차이로 계획했던 시너지들이 실패하는 사례가 대단히 많고, 또한 스타트업의 수평적인 문화에서 일하던 핵심 인력들이 대기업에 인수된 이후 퇴사하는 경우도 많이 있어 인수 후 화학적인 결합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고, 또한 매우 중요하다. 특히, 피인수 기업 및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모기업의 임원 등이 해당 기업에 C레벨로 가게 되었을 때 발생하는 여러 불협화음들은 너무나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 인수한 기업의 주요 경영진은 유지하고, 시너지 및 모기업과의 협업을 위한 조직만 세팅하는 형태의 PMI 전략이 더 나은 선택으로 생각된다.

이후에는 전략투자 조직을 새로 꾸리는 기업들이 겪게 되는 여러 애로 및 갈등 상황 등을 살펴 보겠다.

전략투자의 모든 것① – 조직

기업의 전략투자 조직

기업은 늘 성장의 압박에 시달리기 때문에 기존 사업이 정체 했을 때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민한다. 2010년 초부터 유행하던 방식은 혁신과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는 조직을 신설해서 추진하는 방식이었다. 크게 3개의 조직으로 구성할 수 있다.

① 사내 벤처 (혹은 사내 아이디어 공모)
② 벤처투자 (CVC)
③ M&A 및 지분투자 (Corporation Development)

① 사내 벤처
사내벤처 조직은 기업의 조직원들의 아이디어 중 우수한 아이디어를 선정하여 인큐베이팅 할 시간을 부여하고(보통 1~2년), 독자적인 생존 혹은 외부 투자유치가 가능한 시점에 Spin-off하여 독립하는 구조다. 독립할 때 모기업에서 Seed투자를 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5~15억원 사이의 소액을 투자해 준다. 이상적인 경우는 독립할 때 사업모델에 대한 성장성을 외부에서 인정 받아 VC나 AC의 투자유치를 받는 경우도 있다. 이는 사내벤처 조직의 역량만으로는 힘들기 때문에 ‘②벤처투자’ 조직의 VC 네트워크를 통해 도움을 받는다. 여느 스타트업처럼 사내벤처 역시 성공하기란 매우 어렵지만 그래도 독립 후 성장하여 상장까지 한 사례를 왕왕 찾아볼 수 있다.

② 벤처투자 (CVC)
벤처투자 조직의 역할은 크게 직/간접 투자로 나눌 수 있다. 스타트업에 직접투자하는 직접투자, VC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간접투자로 나눌 수 있다. 물론, 일부 기업의 경우 CVC법인을 별도의 자회사로 설립하여 운용하는 경우가 있고, CVC법인을 전략투자의 vehicle로 운용하거나 혹은 수익성 중심의 민간 VC처럼 운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CVC법인은 별도로 뒤에서 다루고자 한다.
먼저, VC펀드에 투자하는 간접투자의 경우를 보자면, 이는 투자 재원은 최소화하면서 전문성 있는 외부 VC를 통해 신기술 및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도구로 활용성이 높다. 예를 들어, 1,000억원 규모의 VC 펀드에 10억원만 출자를 해도 1,000억원이 투자하는 다수의 스타트업에 대한 기술동향 및 시장동향을 VC로부터 보고 받을 수 있다.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투자의 경우는 VC펀드에 투자하는 간접투자 대비 리스크가 높고, 상장기업의 경우 공시 및 재무제표 작성, 공정가치평가 등 운용 측면의 부담이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 성장성이 검증되고, 기업과 전략적인 fit이 맞는다는 판단 하에 직접투자를 집행하게 된다. 그래서 VC펀드를 통해 다수의 스타트업들에 대한 정보를 sensing하고, 기술적인 로드맵을 달성하는 우수한 팀임을 확인하고, 전략적인 협업 및 R&D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 직접투자를 집행하여 보다 강화된 형태의 협업을 진행한다.

③ M&A 및 지분투자 (Corporation Development)
M&A 및 지분투자는 ① 사내벤처, ② 벤처투자 등을 통해 신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한 이후에 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겠다는 내부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면 해당 target 기업을 인수하거나 대규모 지분을 확보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물론, 경쟁사를 인수하거나, 시장에 매물로 있는 경쟁력 있는 기업을 인수하여 신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더 많겠다. 하지만, 사내벤처, 벤처투자 등의 절차를 통해 기업의 전략적 fit이라던가 피투자기업의 인력 및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진행하는 M&A 및 대규모 지분투자는 실패 확률을 줄여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사실, M&A의 경우(특히 대규모 M&A의 경우), 여러 자문사들이 함께 붙어서 많은 자문을 해주기 때문에 도움을 구할 채널이 많은데, 가장 중요한 PMI라던가, 전략적 시너지를 도출하는 부분은 내부 인력이 가장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내부 사정 및 전략적 가치를 도출하는 부분은 결국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내부 사정에 밝은 이들이 리드할 수 밖에 없고, 이 부분마저 외부에 의존하는 경우 형식적인 부분만 도출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④ 그 외의 경우 (별도 CVC 법인을 두는 경우)
별도 CVC 법인을 자회사로 두고 벤처투자를 하는 기업들도 다수 있다. 최근 일반지주회사가 CVC를 보유하는 것을 허용하고, 산업자본을 벤처투자 시장으로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정부에서도 기업들의 CVC설립을 유도했다. 기업에 따라 CVC를 전략투자 목적으로 운용하는 곳도 있고, 수익 목적으로 운용하는 곳도 있는데 아직까진 아무래도 후자 쪽이 많은 것 같다. 사실, CVC를 전략투자 목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 자금 중심으로 VC펀드를 결성해야 이해상충의 이슈가 없고, 그래야 보다 전략적인 목적의 투자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기업 외에 CVC펀드를 기업 내부 자금만으로 운용할 만큼 여유 있는 기업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CVC를 전략적 목적으로 운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심사역들도 CVC에서는 독립적인 투자를 집행하거나 성과보수를 받는 것에 여러 제약이 있다 보니 선호가 낮다고 할 수 있다.

이상, 기업들의 전략투자 관련 조직 측면을 간단히 살펴 봤는데, 다음에는 조직 별 기능 및 기대효과에 대해 살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