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투자 조직이 맞이할 여러 어려움 및 갈등 상황
전략투자 조직을 세팅하다 보면 여러가지 어려움이 생기기 마련인데, 크게 아래의 사항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① 신-구 조직 간의 갈등
② 기존-경력 인력 간의 갈등
③ 전략적 가치에 대한 입증의 어려움
① 신-구 조직 간의 갈등
먼저, 가장 대표적인 상황은 신-구 조직 간의 갈등이다. 전략투자 조직은 기존 기업이 영위하던 본 사업과 성격이 다르고, 업무 자체도 새롭다 보니 기존 전통 조직과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신사업을 추진하는 조직이나 신규 조직들이 갖는 갈등상황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다.
1차적으로 재무실이나 재경본부와 같이 회사의 재원을 관리하는 조직과 갈등이 잦을 수 있다. 재무 조직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설비나 시설 투자의 심사 프로세스와 전혀 다르게 진행되고, 생소한 term이 많은 전략투자 조직의 투자 심사 보고서를 이해하기 어렵고, 기존 사업 대비 어마어마한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벤처투자에 대해 이해하기가 어렵다. 전략투자 조직 입장에서는 기존 사업 예산 심사와 동일한 프로세스로 스타트업 투자 건을 검토하면 아무런 일을 진행할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벤처투자는 리스크가 높고, 10개 투자해서 1-2개 대박 낸 걸로 나머지 손실을 만회하는 구조인데, 건 별로 이에 대한 리스크를 논하며 확실한 구매나 계약건을 가져오라고 하면 벤처투자 진행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대립적인 구조로 전략투자 조직과 기존 조직이 운용되다 보면, 1-2건의 벤처투자 실패 사례를 구실로 재무 조직은 전략투자의 문제점을 확대 보고하고, 여러 공격을 받다가 전략투자 조직이 축소되거나 없어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② 기존-경력 인력 간의 갈등
전략투자 조직은 일반적으로 경력직 인력 중심으로 구성을 하게 된다. 우선, 기업에서 투자 업무를 경험한 사람들을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해당 인력 Pool 자체가 많지도 않다. 또한, 일반적으로 투자 업무 인력의 급여가 높다 보니 기업으로 유인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어찌해서 초기 인력을 구성했다 하더라도, 기존 인력과의 갈등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우선, 금융업계에서 투자 인력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FI 입장에서만 투자를 해 본 인력은 기업이 원하는 전략투자의 취지를 이해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 예를 들어 FI 입장에서는 투자 이후, 회수 수익률과 회수 방안을 기본적으로 고려하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회수 수익률 보다 전략적 가치를 우선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는 벤처투자 후 회수가 대박이 나더라도 영업이익에 반영되지도 않는 기타수익에 불과하다. 결국 본 사업에 도움이 되는 투자를 해야 결국 실적과 기업가치에 더 도움이 되다 보니, 전략적 시너지를 더 중요시 하게 된다. 하지만 FI 출신 인력들은 이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기업에 합류해서 전략투자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여기서 부딪히는 경우가 다수 있다. 또 다른 안 좋은 사례로는 내부에 투자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을 빌미로 무리하게 대외에 주목 받을 만한 투자를 무리하게 해서 경력만 쌓고 이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결국, 전략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업의 본업에 대한 이해도도 어느 정도 있는 인력을 찾는 것이 이와 같은 상황을 방지할 수 있겠다.
③ 전략적 가치에 대한 입증의 어려움
마지막으로 이런저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략투자조직이 신생조직으로서 잘 자리 잡더라도 항상 맞이하는 챌린지가 있다. 바로 전략투자가 어떻게 회사에 기여했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스타트업에 투자해서 스타트업이 IPO에 성공하거나 타 기업에 인수되어 회수가 되어 재무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돈만 벌고 본 업에 기여한 것은 없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결국, 전략투자의 본질은 어떻게 본업 경쟁력을 강화했느냐, 혹은 우리가 나아가려는 시장의 기술적인 흐름과 혁신적인 서비스의 모습을 사전에 탐지하고 대응 전략을 세웠냐 등 전략적인 목적에서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한 기업이 사업부서와 계획했던 공동 연구 로드맵이나 사업협력계약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와 어떤 새로운 시각과 뷰를 우리에게 제공했는지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결국 협력하는 R&D조직이나 사업부서의 의견이 중요할 수 밖에 없고 그 조직들과 잘 관계를 맺고 협력을 해야 하는 이유다. 간혹, 투자만 해놓고 협업하는 다양한 조직과의 의사소통은 소홀히 해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서서히 소멸해 가는 전략투자 조직도 있기 때문에 이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결국, 전략투자, 크게는 오픈이노베이션이 회사 내에서 잘 작동하려면 기존의 조직문화, 인력들과 잘 조화되어 돌아가야 한다. 외부에서 유명한 하우스의 훌륭한 투자 수익률을 낸 track record가 좋은 인력을 데리고 온다고 이러한 미션이 잘 수행되지 않는 이유다. 결국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좋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진정성 있게 본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을 이끌 수 있는 인력을 잘 뽑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