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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투자의 모든 것③ – 해결해야 할 과제

전략투자 조직이 맞이할 여러 어려움 및 갈등 상황

전략투자 조직을 세팅하다 보면 여러가지 어려움이 생기기 마련인데, 크게 아래의 사항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① 신-구 조직 간의 갈등
② 기존-경력 인력 간의 갈등
③ 전략적 가치에 대한 입증의 어려움

① 신-구 조직 간의 갈등
먼저, 가장 대표적인 상황은 신-구 조직 간의 갈등이다. 전략투자 조직은 기존 기업이 영위하던 본 사업과 성격이 다르고, 업무 자체도 새롭다 보니 기존 전통 조직과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신사업을 추진하는 조직이나 신규 조직들이 갖는 갈등상황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다.
1차적으로 재무실이나 재경본부와 같이 회사의 재원을 관리하는 조직과 갈등이 잦을 수 있다. 재무 조직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설비나 시설 투자의 심사 프로세스와 전혀 다르게 진행되고, 생소한 term이 많은 전략투자 조직의 투자 심사 보고서를 이해하기 어렵고, 기존 사업 대비 어마어마한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벤처투자에 대해 이해하기가 어렵다. 전략투자 조직 입장에서는 기존 사업 예산 심사와 동일한 프로세스로 스타트업 투자 건을 검토하면 아무런 일을 진행할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벤처투자는 리스크가 높고, 10개 투자해서 1-2개 대박 낸 걸로 나머지 손실을 만회하는 구조인데, 건 별로 이에 대한 리스크를 논하며 확실한 구매나 계약건을 가져오라고 하면 벤처투자 진행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대립적인 구조로 전략투자 조직과 기존 조직이 운용되다 보면, 1-2건의 벤처투자 실패 사례를 구실로 재무 조직은 전략투자의 문제점을 확대 보고하고, 여러 공격을 받다가 전략투자 조직이 축소되거나 없어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② 기존-경력 인력 간의 갈등
전략투자 조직은 일반적으로 경력직 인력 중심으로 구성을 하게 된다. 우선, 기업에서 투자 업무를 경험한 사람들을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해당 인력 Pool 자체가 많지도 않다. 또한, 일반적으로 투자 업무 인력의 급여가 높다 보니 기업으로 유인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어찌해서 초기 인력을 구성했다 하더라도, 기존 인력과의 갈등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우선, 금융업계에서 투자 인력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FI 입장에서만 투자를 해 본 인력은 기업이 원하는 전략투자의 취지를 이해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 예를 들어 FI 입장에서는 투자 이후, 회수 수익률과 회수 방안을 기본적으로 고려하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회수 수익률 보다 전략적 가치를 우선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는 벤처투자 후 회수가 대박이 나더라도 영업이익에 반영되지도 않는 기타수익에 불과하다. 결국 본 사업에 도움이 되는 투자를 해야 결국 실적과 기업가치에 더 도움이 되다 보니, 전략적 시너지를 더 중요시 하게 된다. 하지만 FI 출신 인력들은 이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기업에 합류해서 전략투자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여기서 부딪히는 경우가 다수 있다. 또 다른 안 좋은 사례로는 내부에 투자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을 빌미로 무리하게 대외에 주목 받을 만한 투자를 무리하게 해서 경력만 쌓고 이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결국, 전략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업의 본업에 대한 이해도도 어느 정도 있는 인력을 찾는 것이 이와 같은 상황을 방지할 수 있겠다.

③ 전략적 가치에 대한 입증의 어려움
마지막으로 이런저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략투자조직이 신생조직으로서 잘 자리 잡더라도 항상 맞이하는 챌린지가 있다. 바로 전략투자가 어떻게 회사에 기여했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스타트업에 투자해서 스타트업이 IPO에 성공하거나 타 기업에 인수되어 회수가 되어 재무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돈만 벌고 본 업에 기여한 것은 없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결국, 전략투자의 본질은 어떻게 본업 경쟁력을 강화했느냐, 혹은 우리가 나아가려는 시장의 기술적인 흐름과 혁신적인 서비스의 모습을 사전에 탐지하고 대응 전략을 세웠냐 등 전략적인 목적에서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한 기업이 사업부서와 계획했던 공동 연구 로드맵이나 사업협력계약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와 어떤 새로운 시각과 뷰를 우리에게 제공했는지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결국 협력하는 R&D조직이나 사업부서의 의견이 중요할 수 밖에 없고 그 조직들과 잘 관계를 맺고 협력을 해야 하는 이유다. 간혹, 투자만 해놓고 협업하는 다양한 조직과의 의사소통은 소홀히 해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서서히 소멸해 가는 전략투자 조직도 있기 때문에 이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결국, 전략투자, 크게는 오픈이노베이션이 회사 내에서 잘 작동하려면 기존의 조직문화, 인력들과 잘 조화되어 돌아가야 한다. 외부에서 유명한 하우스의 훌륭한 투자 수익률을 낸 track record가 좋은 인력을 데리고 온다고 이러한 미션이 잘 수행되지 않는 이유다. 결국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좋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진정성 있게 본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을 이끌 수 있는 인력을 잘 뽑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전략투자의 모든 것① – 조직

기업의 전략투자 조직

기업은 늘 성장의 압박에 시달리기 때문에 기존 사업이 정체 했을 때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민한다. 2010년 초부터 유행하던 방식은 혁신과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는 조직을 신설해서 추진하는 방식이었다. 크게 3개의 조직으로 구성할 수 있다.

① 사내 벤처 (혹은 사내 아이디어 공모)
② 벤처투자 (CVC)
③ M&A 및 지분투자 (Corporation Development)

① 사내 벤처
사내벤처 조직은 기업의 조직원들의 아이디어 중 우수한 아이디어를 선정하여 인큐베이팅 할 시간을 부여하고(보통 1~2년), 독자적인 생존 혹은 외부 투자유치가 가능한 시점에 Spin-off하여 독립하는 구조다. 독립할 때 모기업에서 Seed투자를 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5~15억원 사이의 소액을 투자해 준다. 이상적인 경우는 독립할 때 사업모델에 대한 성장성을 외부에서 인정 받아 VC나 AC의 투자유치를 받는 경우도 있다. 이는 사내벤처 조직의 역량만으로는 힘들기 때문에 ‘②벤처투자’ 조직의 VC 네트워크를 통해 도움을 받는다. 여느 스타트업처럼 사내벤처 역시 성공하기란 매우 어렵지만 그래도 독립 후 성장하여 상장까지 한 사례를 왕왕 찾아볼 수 있다.

② 벤처투자 (CVC)
벤처투자 조직의 역할은 크게 직/간접 투자로 나눌 수 있다. 스타트업에 직접투자하는 직접투자, VC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간접투자로 나눌 수 있다. 물론, 일부 기업의 경우 CVC법인을 별도의 자회사로 설립하여 운용하는 경우가 있고, CVC법인을 전략투자의 vehicle로 운용하거나 혹은 수익성 중심의 민간 VC처럼 운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CVC법인은 별도로 뒤에서 다루고자 한다.
먼저, VC펀드에 투자하는 간접투자의 경우를 보자면, 이는 투자 재원은 최소화하면서 전문성 있는 외부 VC를 통해 신기술 및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도구로 활용성이 높다. 예를 들어, 1,000억원 규모의 VC 펀드에 10억원만 출자를 해도 1,000억원이 투자하는 다수의 스타트업에 대한 기술동향 및 시장동향을 VC로부터 보고 받을 수 있다.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투자의 경우는 VC펀드에 투자하는 간접투자 대비 리스크가 높고, 상장기업의 경우 공시 및 재무제표 작성, 공정가치평가 등 운용 측면의 부담이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 성장성이 검증되고, 기업과 전략적인 fit이 맞는다는 판단 하에 직접투자를 집행하게 된다. 그래서 VC펀드를 통해 다수의 스타트업들에 대한 정보를 sensing하고, 기술적인 로드맵을 달성하는 우수한 팀임을 확인하고, 전략적인 협업 및 R&D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 직접투자를 집행하여 보다 강화된 형태의 협업을 진행한다.

③ M&A 및 지분투자 (Corporation Development)
M&A 및 지분투자는 ① 사내벤처, ② 벤처투자 등을 통해 신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한 이후에 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겠다는 내부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면 해당 target 기업을 인수하거나 대규모 지분을 확보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물론, 경쟁사를 인수하거나, 시장에 매물로 있는 경쟁력 있는 기업을 인수하여 신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더 많겠다. 하지만, 사내벤처, 벤처투자 등의 절차를 통해 기업의 전략적 fit이라던가 피투자기업의 인력 및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진행하는 M&A 및 대규모 지분투자는 실패 확률을 줄여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사실, M&A의 경우(특히 대규모 M&A의 경우), 여러 자문사들이 함께 붙어서 많은 자문을 해주기 때문에 도움을 구할 채널이 많은데, 가장 중요한 PMI라던가, 전략적 시너지를 도출하는 부분은 내부 인력이 가장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내부 사정 및 전략적 가치를 도출하는 부분은 결국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내부 사정에 밝은 이들이 리드할 수 밖에 없고, 이 부분마저 외부에 의존하는 경우 형식적인 부분만 도출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④ 그 외의 경우 (별도 CVC 법인을 두는 경우)
별도 CVC 법인을 자회사로 두고 벤처투자를 하는 기업들도 다수 있다. 최근 일반지주회사가 CVC를 보유하는 것을 허용하고, 산업자본을 벤처투자 시장으로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정부에서도 기업들의 CVC설립을 유도했다. 기업에 따라 CVC를 전략투자 목적으로 운용하는 곳도 있고, 수익 목적으로 운용하는 곳도 있는데 아직까진 아무래도 후자 쪽이 많은 것 같다. 사실, CVC를 전략투자 목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 자금 중심으로 VC펀드를 결성해야 이해상충의 이슈가 없고, 그래야 보다 전략적인 목적의 투자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기업 외에 CVC펀드를 기업 내부 자금만으로 운용할 만큼 여유 있는 기업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CVC를 전략적 목적으로 운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심사역들도 CVC에서는 독립적인 투자를 집행하거나 성과보수를 받는 것에 여러 제약이 있다 보니 선호가 낮다고 할 수 있다.

이상, 기업들의 전략투자 관련 조직 측면을 간단히 살펴 봤는데, 다음에는 조직 별 기능 및 기대효과에 대해 살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