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포프스입니다.
’40대의 은퇴 준비‘하는 과정을 블로그에 작성하기로 마음을 먹고 지금까지 준비해둔 IRP, 연금저축, ISA 계좌 운용 방법들을 어떻게 정리하지 고민을 하다가, 우리가 은퇴를 준비하는 본질은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재테크 관련 내용이나 책보다는 먼저 철학과 삶에 대한 고민을 먼저 작성하고 싶었는데, 그러다 보니 제가 책을 읽으면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깨달음을 얻었던 책, 김형석 교수님의 『영원과 사랑의 대화』 속 한 구절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 ‘영원과 사랑의 대화’: 30년 넘게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임한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인 김형석 교수의 에세이. 60만부 가량 판매된 60년대 베스트셀러
1. 우리는 왜 사는가: 철학자가 던진 질문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이 책에서 차마 답하기 어려운 삶의 비극들을 담담하게 열거합니다.
- 내가 살던 마을에 있던 정신질환자, 혼자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혼자 불평을 터뜨리기도 하고.. 혼자 얘기를 하지만 알아 듣기가 힘들었다. 그런 정신질환자는 왜 살아야 하는 것일까?
- 내가 아는 한 목사의 아들, 어느 날 전신이 피곤해지면서 병을 앓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백혈병이었고, 얼마 남지 않은 기간 가족들과 작별의 시간을 가짐. 왜 이 소년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야 하고, 그 부모는 그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것일까
- 6.25전쟁 공산군들이 많은 민주진영 인사들을 살해했고, 피살자들 중에는 청소년들도 있었다. 이런 전쟁의 비극, 역사의 비극을 겪은 사람들은 왜 살아야 하는가?
- 이런 비극을 마주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도대체 저런 삶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신이 있다면 왜 이런 고통을 방치하는 걸까?”
이 질문은 저도 어릴 적부터 많이 들었던 궁금중 중에 하나였습니다. 저런 사람들은 어떻게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을까? 특히 저희 어머니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어머니는 40대 중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혼자가 되셨는데, 당시 제가 6살이었으니 홀로 어린 남매를 키우셨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암이 찾아왔습니다. 그 후로 20년 넘게 항암 치료와 당뇨, 심부전증 같은 온갖 합병증을 겪으셨습니다. 걷는 것도 불편하게 걸으시고, 무슨 낙으로 사시나 했는데 이 책에 있던 우화에서 어머니의 삶의 동력같은 것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2. 톨스토이의 우화: 우물 속 나뭇가지에 매달린 우리
사자를 피해 빈 우물로 뛰어든 한 행인이 있습니다. 겨우 나뭇가지 하나를 붙들었는데, 위에는 사자가 버티고 있고 우물 밑바닥에는 구렁이가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흰 쥐와 검은 쥐(낮과 밤이라는 시간)가 그 나뭇가지를 끊임없이 갉아먹고 있죠.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 행인은 나뭇잎 끝에 맺힌 꿀 한 방울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혀를 내밀어 그 달콤함을 맛봅니다. 죽음이 오더라도, 지금 이 순간의 꿀은 먹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 삶이 그렇다는 것. 어차피 죽음은 찾아오기 마련이나 그때까지 벌꿀을 따 먹으면서 삶을 연장해가는 인생일 따름이라는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한참을 멍하게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타인의 시선에서는 비극일지 몰라도, 그 당사자에게는 삶을 지탱하게 하는 오롯한 기쁨과 의미가 분명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인생은 현업에 있을때나 은퇴하고 나서도 삶의 up and down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 안에서 나만의 꿀을 찾고 순간의 즐거움을 찾으며 살아가는게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